* 트위터 커뮤니티 [타들어가는 양피지의 잿더미 속에]의 하늘의 방학 편지 글입니다.
* 하늘과 페리가 3학년에서 4학년으로 넘어가는 방학을 기준으로 편지를 작성하였습니다.
* 짧은 편지이니 부담 없이 받아주세요. 감사합니다.
To. 페리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오랜만이네, 페리. 방학은 잘 보내고 있어? 요새 날이 더워져서 날짜를 확인했더니, 네 생일이 다가와서 미리 편지를 전할게. 전에 물어봤던 마법의 약 실험을 하려고 재료들을 잠깐 사러 호그스미드에 왔어. 역시 다시 생각해보니까, 네가 알려준대로 수선화 뿌리를 그대로 넣는 게 아니라 갈아서 넣는 게 맞을 것 같아. 역시 내 선생님이 최고야. 페리가 없었으면, 분명 내 마법의 약은 실패하고 말았을거야...! 오, 세상에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었지만 상상만으로도 너무 슬픈걸. 우리 아빠는 마법세계에 대한 건 모르시니까, 미리 다음 학년 공부를 하려고 물어볼 수도 없고... 페리가 내 친구라서 정말 다행이야. 다시 한 번 언제나 고마워요, 선생님.
엊그저께 아빠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동네 꽃집을 발견해서 들렀는데, 마침 익숙한 이름을 가진 꽃을 발견했어. 분명, 네 귀여운 반려동물의 이름이 바이올렛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 다음에야말로, 꼭 바이올렛과 친해지고 말겠어... 이 식물의 이름도 바이올렛이래. 다만, 아직 꽃이 피지 않아서- 어떤 색이 피어날지는 모르겠어. 꽃집 사장님이 꽃이 예민해서 키우기는 조금 어렵다고 했는데- 페리는 약초학도 잘 하니까, 분명 잘 키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물론, 꽃이 피지 않더라도 난 괜찮으니까-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아요 선생님. 알았죠?
한달 뒤면 호그와트에서 다시 만나겠네. 편지 답장은 주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우리, 학교에 가면, 같은 기숙사에서 쭉 지낼텐데- 그때 더 즐겁게 이야기하자, 페리. 그러니까- 올해에도 잘 부탁해, 학교에서 만나자. 생일 미리 축하해.
추신.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초콜릿도 같이 샀는데- 그리고, 아빠한테 졸라서 내꺼도 같이 샀어. 헤헤, 이런 때가 아니면 사달라고 하기 힘드니까- 음... 그런데, 요즘 날이 좋아서 햇빛이 좋으니 녹아버릴까봐 걱정이야. 그래도 곧 구름이 몰려올테니 괜찮으려나? 다음번에 산책을 나가면 학교에서도 먹을 수 있게 더 사달라고 할테니까, 너무 녹아버렸으면 먹지는 말구.
From. 행복한 하늘
8월이 다가오는 어느 여름 날, 당신에게 부엉이 한 마리가 도착합니다. 색을 오래도록 고민하다가 결국 제 것을 사용했는지 흰색의 리본으로 깔끔하고 단정하게 포장된 화분은, 다행히 똘똘한 부엉이가 안전하게 가져와주었네요. 잘 키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달콤한 초콜릿도요. 편지에 적힌 정갈한 필기체는 이제는 당신에게 익숙해져있을 글씨체입니다. 당신의 하루가 오늘도 맑은 하늘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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