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커뮤니티 [타들어가는 양피지의 잿더미 속에]의 하늘의 방학 편지 글입니다.
* 피냐와 하늘이 모두... 평화로운 방학을 보내고 있을 때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짧은 편지이니 부담 없이 받아주세요. 감사합니다.
To.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초코 디저트를 만드는 '스카치 베이커리'의, 그리고 내 친구 피냐에게.
안녕, 피냐- 이전에 너희 가게에 찾아간 이후로, 연락을 하는 건 처음이네. 아빠와 함께 책을 사러 나온 김에 호그스미드에 들러서 공용 부엉이를 잠깐 빌려 편지를 전하는 중인데- 네게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다. 마법세게의 연락수단은 부엉이 편지 말고는 없는 걸까. 다른 수단이 있다면, 더 많이 편지를 보내고 싶은데- 이번에는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안부를 물을게.
전에 너희 가게에서 챙겨준 쿠키들 그리고, 편지랑 같이 보내준 디저트들도!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 우리 아빠는 항상 디저트는 하루에 하나씩만. 이라고 말씀 하시는데- 친구에게 선물받은 거라고 하니까, 이건 넘어가주시더라고. 덕분에 요즘 너무 즐거운 간식 생활을 하고 있어. 어쩌면 좋지, 매일 아침마다 너네 가게에 가서 달콤한 디저트들을 잔뜩 사오고 싶어. 담백한 스콘도, 아빠도 너희 가게의 디저트들을 먹는다면 생각이 달라지실텐데. 아쉽지만 아직 권해드리지는 못했어. 우리 아빠는 단 걸 그닥... 좋아하지 않으셔서. 그러고보니, 피냐 너도 그랬었지? 그렇다면 네가 좋아하는 쿠키나 빵을 혹시 추천받을 수 있을까? 다음번에 또 너희 가게에 가게 되면 꼭 사러갈게.
피냐, 너는 방학 동안 뭘하고 지냈어? 나는... 언제나처럼 집에서 지내다가 가끔 날이 좋은 날에는 산책을 나가곤 해. 호그와트에서의 생활도 너와 다른 친구들이 있어서 나쁘지 않았지만. 나는...이렇게 집에서 지내는 게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
우리 아빠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는 건 처음이라 떨리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부엉이에게 맛있는 간식을 잔뜩 사주었으니까- 네 편지를 무사히 전해줄거라 믿을게. 너무 길어지면, 학교에서 만나서- 할 얘기가 부족할지도 모르니까- 음... 아닌가? 피냐와는 어떤 이야기를 하든 재미있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은 없으려나. 아무튼 편지는 여기에서 마칠게.
방학 끝나고 학교에서 만나자, 피냐.
추신.
아, 그리고 네가 준 쿠키에 대한 보답으로 선물을 작게 준비했어. 전에 아빠네 연구실에서 공부하다가 받았는데- 결정의 형태에 따라 날씨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 음... 근데, 사실 잘 모르겠어. 차라리 내가 때려맞추는 게 더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From. 행복한 하늘
당신에게 부엉이 한 마리가 날아들어옵니다. 배송하는 물건이 살짝 무거웠던 탓일까요. 부엉이는 어쩐지 툴툴거리는 표정으로 작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상자를 당신의 손 위에 툭 올려둡니다. 붉은 색의 리본끈으로 묶인 검은색 상자. 그 안에는 당신에게 전하는 안부 편지와, 투명한 둥근 플라스크처럼 생긴. 그리고 그 안에 맺힌 흰 결정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히 당신은 이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플라스크를 받치고 있는 나무판에는 사용설명서가 간단하게 적혀있네요.
날씨에 따라 다른 결정 모양을 나타내는 스톰글라스입니다. 결정의 형태에 따라 곧 당신에게 다가올 날씨를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아침마다 플라스크 안을 확인해보세요. 오늘의 날씨는 어떠한가요?
가는 결정에 나뭇잎처럼 생긴 결정이 잔잔히 깔린 것을 보니, 날이 맑고 따듯하려나.
구석에 살짝 새싹같은 결정이 돋아나는 걸보니 구름이 조금 다가올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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