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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양커] 로그

하나둘씩 깨져버린 박하사탕이, 이제는 단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의 기분을 알고있어?

 * 트위터 커뮤니티 [타들어가는 양피지의 잿더미 속에]의 하늘의 방학 로그 글입니다. 
 * 각각 4학년에서 5학년으로 넘어가는 방학, 5학년에서 6학년으로 넘어가는 방학, 6학년에서 7학년으로 넘어가는, 방학을 기준으로 급하게... 작성한 짧은 글입니다. 

 * 하늘과 행복한 호그와트 생활해주셔서 언제나 감사합니다. 얘들아 제발, 다들 행복해줘...

 

 

 

 

 

 



4th Vacation  |


아빠, 이것 보세요!

 

...못 보던 잉크네? 색이 참 예쁘구나.

 

이번에 친구랑 호그스미드에 가서 샀어요. 저랑 잘 어울린다고 추천 받았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래, 학교에서 즐겁게 지냈나보구나.

 


학교서와 달리, 한껏 들뜬 목소리로 재잘거리는 하늘의 목소리. 고즈넉한 저녁노을이 내리는 서재. 오래도록 잔잔히 이어지는 대화. 이어지는 황혼.


아빠, 저기...

 

응? 아... ...아무래도 몸이 약해서... 어미에게 버려진 것 같은데-

 

어, 어쩌지... 눈을, 못 뜨는데... 아빠,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요.

 

그래. 일단, 병원으로 가자꾸나.

 

다급한 발자국이 정적이 흐르던 골목에 울리다가, 다시 사그라지고. 걱정이 스민 얼굴의 두 사람이 도착한, 머글 세계의 동물 병원. 그리고, 한참 후에... 누군가의 품에서 들려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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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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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좀 건강해져서 다행이구나. (먀옹-) 고양이 이름은 어떤 걸로 하고 싶니?

 

털 색이 검정색이니까- 까미나(먉!)... 까망이도 잘 어울릴 것 (먉!)... 같은데 둘 다 싫어하는 것 같네요.

 

음... 하늘아, 단순히 색만 보고 생각하지말고... 네게 의미가 있는 이름을 붙여주는 건 어떠니? ...전부터 동물 기르고 싶어 했잖니- 그때 생각했둔 이름이라던가.

 

... ...아, 알고 계셨어요?... 저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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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창의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 여기저기 흩어진 양피지와, 쌓여있는 책들의 향현- 쿵,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에 이어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한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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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또 부딪혔네- 선반을 좀 높여야하나... 하아- 프랭클린, 또 발에 잉크를 묻혔어? 

 

(먀옭-)

 

칭찬하는 거 아니거든... 이거, 친구랑 쓰는 일기장이란 말이야-

 

 

 

 



5th Vacation  |


 똑똑. 가볍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이어 창가에서 짧게 울리는 날개짓 소리. 연구실에 계실 때 편지가 와서 다행이야- 중얼거리는 제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답해오는 울음소리. 먀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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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시험 결과가 나왔어요...!

 

그... 뭐냐, 부엉이니, 뭐니 했던-... 마법 세계서의 시험말이니?

 

네! 맞아요... 여기, 보여드릴게요. 조금 못 본 과목도 있는데... 그래도, 나름 열심히 했으니까.

 

 

곱게 접힌 양피지가 펼쳐지는 소리. 이어 정갈하게 쓰인 잉크 자국. 

 

...천문학, 마법의 약... 그래 O가 적힌 게 가장 높은 점수라고 했지? 다음이 E라고 했고... 나쁘지 않구나. 이제, 마법세계에서 혼자 살아도 되겠는 걸?

 

...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전 평생 아빠 옆에 있을 건데요?

 

나중이 되면 너도 생각이 달라지겠지. 아무튼, 수고했다...이번 학년도 열심히 했구나.

 

 

잔잔히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 인자하게 미소짓는 얼굴. 익숙하게 흐르는 맑은 수국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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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뭐람. 하하, 아니- 진짜로 보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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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깔끔하게 울리는 노크소리, 이어 문 너머에서 들리는 나직한 목소리.

 

아빠...! 저, 집에 친구 놀러갔다와도 될까요? 학교 친구인데... 하루만 잠깐 만나고 오려고...

 

친구...? 그래. 언제는 안될 게 있었니- 늦지 않게만 돌아오렴.

 

...정말요? 그럼, 알겠다고 답장할게요!

 

 

끼익- 소리를 내며 채 닫히지 않은 문 사이. 당신이 그 눈가를 꾹, 누르는 손길. 책상 한 구석의 굳게 닫혀진 서랍 하나. 그 곳에 잠시 향했다가 떨어지는 시선.


 마법세계는- 물론, 호그와트에서 4년을 넘도록 지내왔으니 어느정도 적응을 하고 있었지만- 호그스미드나, 다이애건 앨리처럼 익숙치 않은 장소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하늘은 긴장을 한 티를 내지 않으려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제 친구이자, 스승의 가문인 라인하트는 역시 그 위상에 맞도록 고아한 저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늘이 여지껏 평생토록 지내왔던- 엘린 가의 저택 또한 나름 연구실과 서재가 넓었던 덕에 둘이 살기에는 지나치게 큰 감이 있었지만, 역시 친구의 집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익숙치 않은 곳이라는 사실에 하늘은 버릇적으로 입가에 미소를 그었다... 잘해야 돼. 

 

 ...안녕하세요, 엘린가의 스카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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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시선이 그의 왼 눈에 닿았다. 선명하도록 영롱한 자안...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을 담은 흐린 이들은, 이미 멸문한 가문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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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친구가 프린을 보러오고 싶다는데- 아, 전에 신비한 동물 수업 공부를 도와준 친구에요. 전에 말씀드렸었죠? 

 

친구가 놀러오는 건 처음이구나. 당장은... 아빠가, 당장 이번주는... 연구가 있어서 바쁘니 다음 주 중에 편하게 오라고 하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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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옹-

 

하하핫, 전에도 봤지만- 우리 프린 진짜 똑똑하잖아? 

 

프린이 왜 너희 애야 우리 집 애거든. 

 

 

 한적한 서재에 나른한 울음소리가 흘렀다. 명랑한 웃음소리가 흐르는 공간에 단아하게 퍼진 수국향. 

 

 

 

 



6th Vacation  |


 호그와트에서 다시 돌아온 엘린가의 저택은 변화가 없었다.

 

 언제나와 같이 책들이 빡빡하게 들어선 서재,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지만 복잡한 연구실, 아늑한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거실에 평소와 같이 피곤함이 나른하게 서린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눈빛은 따스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지난 6년과 같이 하늘을 반기는 부친의 말에는 사소한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간극은 깊이를 알 수 없도록 아득해서. 

 

아빠! 저 다녀왔어요-

 

잘 다녀왔니? 그래... ...하늘아, 잠시 이리 와보렴.

 

네, 네? 아- 저 아직 짐도 안 풀었는데-...

 

괜찮아, 그대로 챙겨서 가야할 곳이 있으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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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외가에 가라뇨. 아빠... 전, 엄마 얼굴도 기억을 못하는데-

 

 괜찮아, 언제나 가지고 다니던 목걸이... 그 안에 사진이 있지?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까, 너도 마법 세계에서 살아가려면- 그분들을 한 번은 만나는 게 좋을거야. 

 

 그치만,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 한번도 연락이 오지 않았잖아요. 그 사람들이, 어떤 분들인줄 알고... 그리고 전...-

 

 ...하늘아, 네 외조부모님이야. 괜찮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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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게 흐르는 정적. 고즈넉하게 거실에 내려앉았던 햇살은, 이제 커튼 빛에 가려 더이상 비춰지지 않았다.

 

 떨리는 손길이 입가를 겨우 틀어 막았지만, 더이상 웃음이 그어지지 않았다. 어째서? 내가 언제나 괜찮은 척을 해서 그런거야? 지금, 이런 시대에 당신에게서 떨어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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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생각으로, 절... 절, 호그와트에 보내셨어요?

 

 갑자기 그건 왜... 아니 그건, 당연히 네가 마법사니까-...

 

마법사면요! ...마법사라고 해서, 아빠 아들이 아닌건 아니잖아요!

 

스카이.

 

 

 입술을 꾹 다문 채로 고개를 돌렸다. 부자간의 눈높이는 이제 엇비슷할 정도가 되었지만, 두 사람은 이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먹구름이 몰려와, 눈앞을 흐리도록 쏟아지는 빗방울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우습게도, 아무리 오랜 편지더라도 그 낡은 양피지가 지나온 길을 찾아낼 재주는 충분히 있었으니- 외가의 저택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아니, 사실은 편지따위 없더라도 그가 원하였더라면 언젠가는 도착하게 되었겠지. 

 

린.

 

 먀옹-

 

 왜 따라와... 너 물도, 그렇게 싫어하면서. 

 

 먀옹...

 

 ...하, 알았어. 이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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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에 안긴 온기가 따스해서 뺨을 타고 흐르는 물기가 차갑게 느껴졌다. 단아한 꽃 한송이는 하늘의 순리에 이기지못하고, 물기를 머금고 추락한다.


제 집을 뛰쳐나간 멍청한 마녀의 자식이 돌아왔군. 반쪽짜리가-